책 제목: 사라지는, 살아지는

저자: 안리타

출간일: 2018년 4월 5일

쪽수: 128p

크기: 112x175 (4x6배판)

정가: 10,000원

 


사라지고 살아질 수 밖에 없는 삶, 그리고 그 모든 꿈틀거림. 저는 지치는 현실에서 돌아와 매일 산책을 하며 자연 속에서 위안을 받곤 했습니다.  그리고 짧게 스치는 단상을.  그들의 언어를 썼습니다.



 

<이, 별의 사각지대>를 썼고 최근에는 <사라지는, 살아지는> 책을 썼습니다.



늘, 어떤 심란 속에서도 자연은 유일한 처방전과 같았다. 지치는 날엔 사람이 아닌 이 불립문자의 풍경 속에서 더럽혀진 온몸을 닦았다. _96p

 

 

<사라진다, 살아진다>

 

잘 사라지는 중입니다. 어쩌면 사라지는대도 사라지 고 싶어서 살고 있는다 해도, 살고 싶어서 이렇게 짓거리나 봅니다.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떠나지 말라고 해도 떠나는 이 의지와 무관한 채 살아지는 숱한 계절들을 통과하며 잘 사라지는 일.

 

그대와 나와 바람과 눈물과 꽃과 노래와

 

 

네, 여전히 저는 지는 꽃잎을 쓸어 담아 문장을 만들어 봅니다. 기껏해야, 무릎을 꿇고 앉아서 시들어가는 그들의 언어를 염탐하는 일 외에는 할 수 있는 것 이 없는 사람입니다. _89p

열병과 오한을 깍지 낀 채 마치 기도문을 외듯 이토록 간절히 속삭이며 잘 살아지는 일.

 

네, 살고 싶지 않아도 살아지고 살고 싶은 날에도 살고 있는, 이런 알 수 없는 생의 한가운데를 오래 서 성입니다. 단지 우리 잘 사라지기로 해요, 그리고 우리 잘 살아지기로 해요.

 

_본문 5p